지금까지 써왔던 EUC-KR을 버리고 UTF-8로 갈아탔다. 남들은 쉽게, 쉽게 잘만 하던데 내가 찾아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도 그놈의 망할 ‘error!’ 결국, 이 기회에 워드프레스 판올림을 하면서 UTF-8로 변경, 그리고 가장 무식한 방법 - 글을 몽땅 내려받은 뒤에 글 하나하나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무려 6시간 가까이 삽질을 하고 나서야 대부분의 글을 유니코드로 변경했다. 그리고 몇 개의 플러그 인 추가.
이제 google docs를 사용해도 그리 깨지는 일은 없겠다. UTF-8로의 변경은 단순히 google docs로 이미지를 업로드 하기 위해서라는…OTL
2006년 11월
11월 한 달, 단 하루 쉬는 날도 없이 일하느라 지쳐가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일’ 때문에 힘들다거나, 지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다만 ‘사람’에게 지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이 빌어먹을 짓거리를 집어치워야지.”라고 생각할 때는 늘 사람이 말썽이다. 이 ‘사람이 말썽’이라는 것은 늘 사회관계의 구조 속에서 발생한다. 삼백 여년 전 세상은 점차 야만 상태로 가고 있다며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던 철학자의 말처럼 세상의 어둠은 점차 심화되어 ‘야만의 밤’에 이르렀다. 나는 당신들과 투쟁 따위는 하기 싫은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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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태일 이야기를 읽으면서, 대다수의 사람이 당시 봉제 공장을 그려보는 수준이란 그 현장에 거의 근접하질 못한다. 전태일이 죽고 또 수년이 흘러 1980년은 내 어머니께서 ‘신광봉제’라는 곳에 들어갔던 때이다. 직원 수만 해도 200명에 이르는 수출 전문의 이 회사는 ‘전태일 평전’에 묘사된 것보다는 조금 사정이 낫기는 했지만, 슬레이트로 지어진 공장을 상하 두 개로 나누고 일층에서는 포장을, 이 층에서는 옷을 재단하고, 재봉하고, 실밥을 뜯고, 벤젠으로 이물질을 지우고, 아무튼 옷 만들기의 전 과정이 펼쳐진다. 작업장 넓이라야 스무 평쯤? 거기에 수십 명이 천장까지 옷을 쌓아 놓고 움직일 틈도, 환기장치도 없이 일을 했다. 난 그때 그걸 잠시 지켜보면서 어른들의 일이란 다 이런가 보다 라고만 생각했었다. 하긴 초등학교 1학년이 뭘 알겠나. 그다음 해에 시급 백 원의 인상 약속을 어기고 오십 원만 인상해줬다는 일이 있었고, 몇 명 되지도 않는 남성 노동자들이 공장장과 짜고 임금을 동결했다는 일도 있었고, 파업 직전에 극적으로 백 원이 인상됐다는 일도 있었다. 암튼, 이런저런 일이 다음의 기사를 읽다가 기억났다.
(기사 중에서…) “두 명 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서 서술하는 부분이 바로 영국에서 10대 여공들의 노동조건과 임금조건에 관한 일들이다. 간이 선반으로 만들어진 작은 다락방에 올라가 아래의 직물기계로 실타래를 내려주는 먼지 투성이의 작업조건에서 일했던 이 소녀들이 처했던 가혹한 노동조건과 성인 남자들의 절반도 되지 않는 임금에 대해서 이 시대를 풍미했던 두 경제학자들은 자신의 저술에서 매우 긴 공간에 걸쳐 매우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그들의 분노를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1995년, 그 추악한 군생활 중에 몰래 숨어서…는 아니고 그냥 산꼭대기라 내무반에 퍼져서 읽던 ‘자본론’이 내 머릿속에, 여직것 사라지지도 않고 남아있는 것은, 전태일 이전이나, 내 어머니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고 오히려 세상은 더 추악해졌다는 것 때문이다.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자본이 위험을 인식하는 순간은 매우 빠르고, 그래서 지난 수백 년간의 혁명을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 한국사회 산업관계에서, 일반이 착취당하던 사회에서 착취의 경험을 과거로 돌려버리고 여성을 지나 아동과 이주노동자로 이전하는데 걸린 기간은 고작 해야 삼십여 년, 한 세대 만에 사람들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고 더 추악해졌다. 힘없는 이들에 대한 연민을 짓밟고 돈을 중심으로 줄 세우는 가치만이 자라왔다.
어쨌거나 기사를 읽다가 이러저러 한 일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기사, 우석훈 선생의 글을 읽다보면 선생의 관점이나 논의, 이런 걸 다 떠나서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연민이 보이기 때문에 정말로 좋아한다. 아, 그렇다고 이게 애정고백은 아니고…쩝
뭔가를 공부하고 나서 일주일을 넘기기 전에 몽땅 잊어버린다. 혹시나 내가 무의식 중에 내 작은 용량의 뇌를 사용하기 위해 포맷을 하는 것은 아닌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봤지만 뭔가를 계속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그건 아닌 거 같고, 그래서 어쩌면 내 뇌는 플래시 메모리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매우 강력하게 들기 시작했다. 기타 등등을 입력하고 사용하는 일주일 동안은 대체로 저장이 잘 되다가 정신을 놔 버리는 주말에 초기화되는 내 뇌는 단백질 덩어리가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로 만들어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면 연료(알콜)가 부족해서 그럴지도…흠
수능시험이 끝났다. 미쳐 돌아가는 사회의 광기가 정점에 이른 날.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문제’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단연 ‘교육’이다. 물론 이 ‘교육’은 지금처럼 인간을 소비재로 사고하는 차원의 교육을 말하는 게 아니다. 뇌 세포에 각종 공식을 눌러 채워 기업의 부품으로 보기 좋게 써먹겠다는 지금의 교육은 없는 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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