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힘든 곳이야” 폴란드 이주노동자 캐롤의 말이다. 영화 속에서 이 대사는 캐롤이라는 개인의 핍진한 삶을 드러내는 용도로 쓰인다. 그리고 캐롤의 앞에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단기 고용 노동자를 알선하는 앤지가 있다. 이제 막 인력업체를 시작한 앤지는 이주노동자들을 각 사업장 별로 공급한다. 물론 이러한 일에는 갖가지 불법이 자행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영화에서 드러내는 마피아 보스의 사례처럼 법은 자본을 소유한 자에게는 너그럽기 때문이다. 대신 영화는 캐롤과 같은 핍진한 삶을 생산해 내는 ‘자유로운 세계’를 그린다. 앤지는 탈취당한 임금을 이주노동자들에게 지급할지 말지를 두고 이를 “자유로운 세계에서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캔 로치는 영화의 제작 동기를 ‘탈취에 의한 축적’을 기본으로 삼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러므로 〈자유로운 세계〉에서 말하는 ‘자유’는 개인의 자유에 우선하는 자본축적의 자유인 것이다. (more…)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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